여객 철도/경부선

40년이란 시간이 흘러도, 경부선 가풍역 폐역 [2013.12]

타티온s 2015. 6. 7. 13:27

이번에 소개할 역은 조금은 특별한 역이다. 바로 경부선의 폐역 가풍역이다. 가풍역에 가는 동안 버스 기사분께 역의 위치를 물어봤지만 오히려 가풍리에 역이 있었냐고 물을 뿐 가풍역에 대한 존재는 모르고 있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가 않은 역이다.

 

이원역에서 농어촌버스를 타고 가풍리 정류장에 내렸다. 상행은 원각리, 하행은 가풍리에서 내리면 된다.

 

농어촌버스 시간표. 소요시간은 이원역에서 10분, 옥천역에서 8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가풍역은 정류장에서부터 남쪽으로부터 1km 위치해 있어 10분 더 조금 걸어야 한다. 마침 사거리에 옥천의 특산물, 포도밭이 있다. 포도가 무럭무럭 자라나야하는데 포도는커녕 잎은 없으니 그저 황홀하기만 하다.

 

포도밭 옆에서 쓰러질 듯 같이 낡은 원두막 한채.

 

철길을 따라 걷다보니 안전사고 방지용 펜스를 설치해 두었다.

 

그리고 팬스 뒤에 설치해둔 무단횡단 경고문. 하지만 안전펜스를 설치했으니 펜스를 넘어서 횡단하지 않는 이상 별 의미는 없겠지...

 

드디어 가풍역의 플랫폼으로 추정되는 발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펜스가 쳐져 있지만 들어가지는 않고 손과 카메라만 빼꼼히 내밀어 촬영했다.

 

폐역 된 지 40년은 됐지만 놀랍게도 플랫폼은 거의 손상이 없이 보존됐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전혀 없었다는 뜻이 아닐까... 애초에 1967년에 임시승강장으로 영업 개시하고 1년 동안만 쓰고 무방비하게 방치했다가 7년 후에 폐역 된 역이니.

 

어쩌면 이역이 폐역 당하는 것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주변에 거의 논밭밖에 없고 더군다나 버스를 타면 옥천역과 이원역에 한꺼번에 갈 수도 있는데 굳이 이 역을 이용할 필요가 없으니... 그렇다면 과연 철도청은 무슨 이유로 이 역을 만들게 되었을까. 

 

이런 초라한 역이지만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아니 간이역이라는 존재를 멋있게 보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저 멀리에 있는 선로가 경부고속선이다. 가풍역이 운영 됐을 시절 시속 300km나 되는 열차가 100m 아래에서 다닌다는 걸 누가 생각이나 해봤을까..

 

 이제 저 찍을만한 것이 없고 농어촌버스시간이 다돼서 슬슬 돌아간다. 

 

가풍역, 비록 남에게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버려진 폐역일지라도 나에게는 간이역이라는 존재를 좋아하고, 아끼게 만든 정말 소중한 폐역이다.

 

 

 

 

촬영 일자 : 2013.12.21

작성 일자 : 201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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