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충청권 버스

조용히 운명, 용두동시외버스정류장

타티온s 2015. 3. 28. 23:43

이번에 소개할 용두동 정류장은 우리 집에서 두번째로 가까웠던 시외버스 정류장이었지만 막상 이용해 본 적도 없었고 서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성남에 갈 때 그제서야 있었다는 걸 알 만큼 존재감이 없었던 곳이었다. 폐쇄 소식도 서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유성으로 갈 때 용두동정류소에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을 보고서야 그제서야 갑작스럽게 답사하게 되었다.





오후 4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룡역으로 도착했다. 오룡역에도 간판 별로 시외버스 매표소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오룡역 5번 출구에서 270m 정도 걸어서 도착한 매표소 입구. 개통 이후 한번도 교체를 하지 않은 듯한 간판이 정류소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도 행선지를 가린채 달려져 있었다.


정류장 폴사인.


안으로 들어가보니 놀랍게도 분위기는 도시속의 정류장이라고 하기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시골 같은 풍경이었다. 이런 곳을 폐쇄 하루 전이 되서야 알게 되다니... 하지만 의아했던 것은 사진을 찍은 날이 바로 폐쇄 전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아쉬워하지도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하고 있던 것 이었다.


매표구. 젊은 사람이 매표소 안을 지키면서 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시외버스 시간표. 대부분 충청남도로 가는 버스들이다.


이 곳에서 그냥 갈 수는 없었기에 승차권도 한 매 뽑아 봤다. 막상 시간이 없어서 버스를 탈 수는 없었지만 그 날 이후 부터는 더 이상 용두동이라고 적힌 승차권을 살 수 없으니깐 천원을 아낌없이 써버렸다.



음료수와 간단한 과자들. 만약 판다면 이 곳도 매표소이자 간이 슈퍼가 되는 셈. 출출한데 사먹을까 하다가 디쿠에서 돈을 왕창 쓰고 온지라 먹지는 못했다...


연탄난로. 도시에서는 이런 물건 흔히게 볼 수 없는 것인데... 이런 곳이 새 건물주의 결정으로 의해 사라진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여러가지 부지 부족, 사고 위험등 복잡한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정 된 것이었지만...



정류장 정문 앞에 쌓아둔 화초들. 그날 이후의 아름다운 화초들은 어디로 갔을까.


정류소 여러 군데를 찍어보니 어느새 공주행 시외버스가 왔다.


버스는 할머니 한 분을 태우고 쉴 틈 없이 바로 정류장을 떠났다.


용두동 시외버스 정류장, 1987년 처음 버스가 정차한 이후 28년 동안 근근히 여러 사람들을 태우고 나르다가 2015년 2월 1일 아무도 모르게 조용하게 끝까지 임무를 다하고 폐쇄하였다. 비록 서부터미널 이용객으로써는 북쪽으로 갈때 용두동쪽으로 우회하지 않고 가서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런 대전 도심에 얼마 없는 시골 풍경 같은 곳이 사라지니 아쉬울 따름이다.





촬영 일자 : 2015.01.31

작성 일자 : 201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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